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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미니에 비친 애플의 오늘


필자도 애플 제품을 좋아한다. 아이패드 미니가 나왔을 때도 매장에 가서 바로 살펴보았다. 집에서 아이패드 써 보니까 크기가 항상 마음에 걸렸던터라, 아이패드 미니에 더욱 관심이 갔다.
사실 아이패드는 들고 있으면 팔 아프고 가방에 갖고 다니기도 애매하게 컸던게 사실이다. 아이패드 미니는 딱 원하는 적당한 사이즈라 마음에 들었다. 그렇지만 아이패드 미니를 보고 나니 몇 가지 석연찮은 것들도 점들도 눈에 띈다.
-전략의 수정이냐 따라하기냐?
과거 스티브 잡스는 7인치 스마트 패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저주에 가까운 말을 쏟아 부었다.
“DOA, Dead On Arrival”
그런데 궁금한 것이 아이패드 미니가 과연 언제 출시가 결정된 것일까 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그의 임종 전에 애플의 전체 로드맵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사후에도 3~4년간은 최소한 그가 계획한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잡스가 아이패드 미니를 계획했다면 그가 생각을 바꾼 것이다. 조금 믿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나는 스티브 잡스의 성격상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쉽게 바꿀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답은 애플 핵심 측근들만 알겠지만…)
그런데 그의 사후에 팀 쿡이 시장의 요구를 따라서 7인치 제품을 계획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물론 아이패드 미니 화면 크기는 7인치가 아니라 7.9인치다. 애플은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아이패드 미니가 기존 7인치 태블릿과 일대일 경쟁을 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팀쿡이 아마존이나 삼성의 경쟁 제품들을 제압하기 위해서 미니 제품을 내 놓았다면, 이건 애플이 미워하는 혁신 없는 기업의 전형적인 전략이다. 애플은 소비자 니즈를 조사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창의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지 않았는가?
누가 미니 출시를 결정했든 잡스가 초기에 갖고 있던 고집스런 애플의 철학, 아이패드에서 잡스가 그리고 상상했던 제품과 서비스는 최소한 사이즈 면에서 만큼은 한발 뒤로 물러나게 된 것이다.
-카니발라이제이션?
카니발라이제이션이란 동일한 기업이 제작한 제품이 기존의 자사의 다른 제품을 밀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현대기아차 그룹에서 아반떼와 K3를 출시하였는데, 외제차 시장을 빼앗은 것이 아니라 서로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물론 애플도 미니 제품을 출시할 때 카니발라이제이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어찌보면 아이패드 미니 출시는 사실 기업의 제품 포트폴리오 입장에서 볼 때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애플이라면 좀 얘기가 달라야 하지 않나? 하고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이 될 수 도 있다.
새로운 제품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완벽한 아이패드에서 적당한 가격 포지션과 기존의 iOS 제품 경쟁력을 그대로 상속 받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이 기존의 아이패드 시장을 잠식할지 , 경쟁사들의 7인치 제품을 제압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겠지만 카니발라이제이션의 가능성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가격 비교를 하게 만든 최초의 제품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뉴아이패드를 구입한 사람들 중에는 아이패드 미니에 크게 실망했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예전의 애플은 누구나 사고 싶게 만드는 제품이었다면, 지금은 가격을 비교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과거에 애플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제품이 너무 아름답고, 다른 제품과 비교가 안되는 갖고 싶은 가치를 소비자에게 주었기 때문에 가격을 고민하지 않고 흔쾌히 지갑을 열었다.
물론 지금의 아이패드 미니도 여성의 핸드백에 쏙 들어가는 크기와 제품의 높은 완성도, 심플한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그렇게 애플 제품에 가치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문제이다.
제품이 성숙 시장에 들어서면서 경쟁사들의 진입이 갈수록 많아지고 그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이런류의 제품 출시는 당연히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은 그렇지 않았으면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 이유는 멀까? 잡스가 자서전에서 언급한 애플 TV에서 세계를 놀라게 할 애플의 또 다른 한 수를 볼 수 있을까?

첨언하면, 애플은 혁신보다는 다른 경쟁자들과 본격적인 경쟁의 게임의 룰 속에 자신을 던져 넣었다. 물론 다른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지만... 하지만 삼성처럼 하드웨어를 잘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협력사를 잘 관리할 줄 아는 노하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제조 역량이나 기업의 오퍼레이션 역량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애니콜이 던져도, 밟아도 심지어 트럭이 지나가도 멀쩡했던 이유는 삼성의 품질에 대한 그만한 땀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 것처럼 이런 역량도 하루 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애플 입장에서는 익숙지 않은 싸움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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