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맞붙어 전투를 할 것인가 아니면 도주를 할 것인가 두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현명한 장군은 전투를 택한다. 아무리 승산이 적어도 전투를 하면 승리의 가능성이 있지만 도주를 하면 그 순간부터 패배자가 되기 때문이다.
- 마키아벨리 로마사 평론 중
미국 시간 8월24일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은 애플의 완승으로 끝났다. 과정에서 배심원의 자질이나 의사 결정 과정 등에 대해서 말들이 많았지만, 어째든 미국 법원은 애플의 손을 들어주었다. 애플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다. 극적인 타결이 있을수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이 싸움은 꽤 오래 갈 것 같아 보인다.
이 재판 결과가 앞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1. 지루한 법정 싸움의 지속
삼성 입장에서는 애플이 반도체 등의 주요 고객사이기 때문에 사실 소송보다는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의도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은 서로 특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혹은 스티브 잡스가 안드로이드를 가르켜 ‘도둑놈’이라고 한 유훈을 팀 쿡이 그대로 받들여서인지 협상은 쉽게 이루지 지지 않았고 결국 법정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입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동일한 사안으로 진행된 영국, 네덜란드, 독일, 한국 법원의 판결과 달랐기 때문에 당연히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향후에도 삼성은 애플이 소송을 제기한 이상 비즈니스의 방어를 위해 계속 맞소송을 할 것으로 보인다.
2. 소송은 소송, 내 길을 가겠다.
최지성 부회장의 언급에서 알 수 있듯이 소송 때문이라도 삼성은 이제 더욱 신제품 출시를 가속화 할 것이다. 신제품을 출시 기간을 짧게 가지면서 다양한 제품들을 발표할 것이다. 곧 발표될 갤럭시 노트2 외에 신제품들이 출시될 것이다.
이유는 기존의 아이폰 등과 디자인 특허 시비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확실한 방법은 기존과 차별화되는 신제품을 내서 시장 장악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 혹시나 있을 기존 제품들의 판매금지 등으로 인한 타격을 줄이고 시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특허에 대한 시시비비는 이미 지나간 제품에 대한 문제이고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파급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갤럭시 S3, 갤럭시 노트 등의 신제품들은 애플과는 차별화되는 디자인과 펜의 도입 등으로 이미 성공하고 있다. 이런 제품에서 예상되듯이 아이폰과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능을 갖은 제품들을 계속 출시할 것이다.
3. 애플은 이기긴 했는데…
반면 애플은 안드로이드 진영을 걸고 넘어지면서 자신을 모방한 것에 대한 타격을 주려고 애쓰겠지만, 사실 애플이 삼성처럼 하드웨어를 잘 뽑아내는 재주 – 그것도 자주 뽑아내는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다.
1~2년에 한 번 정도 신제품 출시를 하는 정도로는 현재의 시장 점유율(물론 엄청난 점유율이다) 이상을 뛰어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온 지구인들이 애플 제품만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결론적으로 애플은 앞으로 아이폰 이상의 혁신을 다른 제품들 – TV 등에서 내놓지 않는 이상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고, 오히려 애플 제품의 혁신성이 계속 뒤따라주지 못하면 거꾸로 옛 일로 소송을 거는 못난 애인 취급 받을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4. 다른 플랫폼들의 등장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이후에 삼성은 인텔과 통신사들과 연합하여 타이젠(Tizen) OS를 발표하였다. (안드로이드가 어떻게 될지 몰라 이렇게 미리 대안에도 투자하는 것을 경영학에서는 Real Option이라고 한다.)
타이젠은 리눅스 기반이며 다음 버전에는 바다를 포함하여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8을 내놓으면서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모두 적용되는 통합 OS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제조사들은 애플의 소송에 부담을 느껴서라도 다양한 디자인과 플랫폼, 기능의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다. 게다가 장기적으로는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도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다음을 예측하기 어렵다.
잠시 20여년 전을 돌이켜보면 휴대폰을 만들어본 적도 없던 삼성은 1994년 모토로라를 철저하게 벤치마킹하고 약점을 분석하여 모토로라보다 우수한 SH-770 애니콜 단말기를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만들어내었다.
기적과 같은 일이었는데 그 결과로 한국 지형에 강한 애니콜이라는 브랜드로 모토로라를 제치고 한국 시장을 석권하고 CDMA 방식에 이어 GSM에도 거침없는 도전장을 내고 18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세계 휴대폰 메이저 업체로 등극하였다. 반면 그 사이 모토로라는 구글에 인수되는 초라한 신세가 되었다.
기업은 성공하기도 어렵지만 망하는데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여러가지 어려운 경제적 여건속에서 국내기업들이 올바른 전략과 뛰어난 제품 개발을 통해서 글로벌 경쟁에서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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