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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비즈니스에 들어오기 시작한 가상 현실


예전에는 학교에서 혹은 회사에서 모이면 주로 하는 단합대회용 스포츠가 족구, 농구, 축구 등이었다. 운동장에서 흙먼지 날리면서 뛰어다니는 재미는 지금도 쏠쏠하다.
그런데 얼마전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스포츠 리그전을 하였는데, 게임 종목이 복싱이었다. 실제로 치고 박고 싸우는 복싱 게임이 아니라, 티비 앞에서 가상현실을 이용해서 두명의 선수가 나와 상대방과 시합을 하게 되는 게임이다. 비록 가상 복싱 게임이었지만 참가한 선수의 모습과 티비 화면을 동시에 보는 재미가 꽤 흥미진진하였고 의외로 참가한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후 땀을 비오듯 흘렸다. 운좋게 우리 팀 선수가 이겨서 거액(?)의 상금도 타게 되었다.
회사 입장에서도 실제로 경기장을 빌려서 단합대회를 한다고 하면 요즘 같은 불경기에 드는 비용이 만만찮겠지만 대형 회의실에다 게임기 세트와 티비하나 갖다 놓고 실내에서 전 사원들이 리그전에 참가할 수 있으니 돈 별로 안들이고 사원들 호응도도 높은 꽤 괜찮은 행사였다. 이런 가상현실을 이용한 게임들은 대형 IT 회사의 벤더 세미나에 참석해보면 경품을 내걸고 참가를 유도하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면 과연 기업의 일상 업무에서는 얼마나 자주 가상 현실이 사용되고 있을까? 일반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되는 예는 사실 아직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최근 몇몇 분야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는 좋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번째는 서비스 분야이다. 콜센터의 상담원들은 흔히 감정노동 종사자라고 한다.
제품에 대해 불만을 욕에다 협박까지 섞어서 표현하는 일명 블랙 리스트에 해당하는 고객들을 만나다보면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 당연히 신규로 인력을 채용하지만 고객들을 대하는 스킬 부터 시작해서 계속 변화하는 제품 교육 등을 신규 인력에게 다시 교육해야 한다.게다가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복잡하므로 상담원 개인이 제품에 대한 이해를 하기가 어렵고, 상담원의 감이나 생각에 의해서 고객의 질문에 응대하면 문제가 될 소지도 다양하다. 또한 최근 제품들은 라이프 사이클이 짧으므로 상담원들이 신제품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낮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통 콜센터마다 신모델을 출시할때 마다 제품을 비치해서 상담원들이 체험해볼 수 있도록 비치해두기도 하지만, 모든 상담원들에게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에는 신제품의 수량이 부족하고 그 비싼 신상품을 몇대나 비치하고 사용해 보게에는 비용과 시간도 많이 든다. 게다가, 최근에는 제품에서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중요해지면서, 해당 제품의 버젼, 펌웨어 별로 기능이 상이한 경우도 많아 상담을 위해 콜센터에 비치된 하드웨어 제품만으로는 서비스센터에서 적절한 상담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 모델을 콜센터에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상담원이 제품의 모델과 펌웨어 버전 등 상세 정보를 입력하면 스크린상에 해당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제품이 나타나게 되며, 상담원은 고객과 통화하면서 모니터상의 가상 제품을 하드웨어 버튼을 눌러 볼 수 있고, 제품을 회전하여 앞뒤좌우 등을 살펴보고 실제 다루는 것과 똑같은 조작도 가능하다. 이러한 가상모델을 콜센터에 도입하면서 많은 효과를 가져왔다.
우선 서비스센터에 신제품을 다량 제공해야 하는 부담이 줄게 되었다. 그리고 상담원 교육도 가상 모델을 활용하여 교육하고, 직접 상담원들이 다루워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됨으로 교육 효과가 높아졌다. 또한 제품에서 소프트웨어 버젼 등이 달라짐에 따라 나타나는 제품의 성능 차이등의 미묘한 문제에 대해서도 상담원들이 응대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었다. 이는 서비스 센터 전체의 비용 절감 효과도 가져왔고, 상담원들고 소비자 모두 만족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번째 사례는 원격회의이다.
기업이 글로벌화되면서 해외 출장갈 일도 많아지고, 미국과 스페인 등 다국가 사이에서 동시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의 일도 허다하다. 이런 일들은 체력 튼튼한 대리 몇명을 순회로 해외 출장 보내는 것으로는 경비와 시간을 감당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 원격 회의 솔루션이다.
원격 회의하면, 스카이프를 이용해서 핸드폰이나 PC에서 하는 화상 전화 정도로만 생각할 수도 있다.그 정도로도 물론 일반적인 회의는 가능하겠지만, 섬세한 개발 부문의 협의나 정말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해야 할(협상 등 서로 네고가 필요한 일들) 일들을 화상 전화로 대체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요즘 기업들은 진짜 회의실처럼 얼굴을 맞대고 회의가 가능한 Virtual Office에 투자를 하고 있다.
그림과 같이 Immersive Telepresence (몰입형 텔레프레즌스)라고도 하는 이 기술은 실물크기의 회의 상대가 모니터 앞에 나타나며, 다자간 회의 등의 기본적인 기능을 지원하는 외에, 발언자에게 자동으로 초점이 맞추어 지고, 회의 자료들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서로 다른 곳에 있는 개발자끼리 자료를 공유하면서 얼굴 보면서 토론하는 협업이 가능하다. 차이가 있다면 흥분해서 이야기해도 상대방에게 침이 튀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기업 입장에서는 엄청난 출장비와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며, 직원 입장에서도 매일 출장 다니느라 집을 비우느라 가정에 미안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 조만간 영화 스타워즈에서 보듯이 모니터 대신 3D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서 상대방이 앉아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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