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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핀테크 시리즈, 화폐의 본질 - 로마를 망하게 한 동전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돈이란 존재는 처음부터 존재하지는 않았다.
원시시대 사람들은 필요한 농작물을 채집하거나 동물 등을 수렵해서 자급자족하면서 생활을 영위했다.
그러나 인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에게는 넘쳐나는 물건이 생기게 되었고, 반대로 필요한 물건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한다. 과일 나무 근처에서 사는 부락과 동물을 사냥하는 부족 간에는 서로 물물 교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물물교환을 매개로 하는 전문적인 직업이 생겨났는데 그것이 바로 상인이다.

화폐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 상인들은 거래하던 방식을 보면 흥미롭다.
우선 배로 물건을 싣고 다니다가 한 곳에 정박해서는 자신들의 물건을 진열하고는 물러났다. 그러면 원주민들이 나타나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물건들을 앞에 진열하고 다시 물러난다.
그러면 상인들이 다시 나타나 원주민들의 물건들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들은 두고 자신들이 원하는 물건들과 일부 교환이 일어나면서 거래가 끝난다.

이런 방식의 거래는 상대와의 합의에서 일어난다는 측면에서는 만족스럽지만, 거래가 보통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가치를 매개하는 표준이 되는 상품을 정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쌀이나 차와 같이 실생활에 바로 사용이 가능한 상품들이었다.

그러다가 나타난 것이 바록 금속 화폐이다. 
처음 금속화폐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금속 조각을 물건을 교환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금속화폐는 결국 발행하는자가 누구냐가 중요했는데 강력한 힘을 가진 자가 발행했을 것이고 그것으로도 못 미더워서 화폐에 그들이 숭배하는 신들의 상징물을 새겨넣었다.

물론 그래도 쉽게 받아드리기 힘들었겠지만, 의외로 이 전혀 가치가 없어 보이는 새로운 방식인 화폐는 점점 인류에게는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드려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편리성때문이다. 힘들게 물건을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간단하게 보관하고 운반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금이나 은등 희귀한 금속으로 만든 화폐를 점점 널리 퍼지게 만들었다.

초기 사람들은 금속화폐의 가치가 일정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렇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되었다.



서기 69년경 로라의 네로 황제는 재정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 묘안을 내었다. 바로 로마 제국의 모든 주화를 회수한 다음 이를 녹여 새 주화를 만들면서 원래 은화보다 은 함유량이 7분의 1 적은 동전을 만들면, 더 많은 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겨 과거 은 한 덩어리로 84개의 은화를 만들다가 같은 양으로 96개를 찍어냈다. 가만히 앉아서 15 퍼센트 이상 돈을 번 네로황제는 금화도 마찬가지로 조작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네로 황제에 뒤를 이은 다른 황제들도 이를 따라했다.
결국 계속 은화의 함량이 줄어드면서 3세기 초에는 로마 병사들의 봉급을 인상하기 위해서 은화 한 개당 은 함유량이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결국 이런 일들은 화폐의 가치자 떨어지게 만들면서 자연히 물가가 오르게 만들었다. 소위 인플레이션이 나타난 것이다. 결국 4세기에 이르자 로마 화폐는 가치를 잃고 액면가는 무시가 되었고 무게로 가치를 매기다가 결국 로마제국의 붕괴로 이어졌다.
화폐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국이던 로마를 스스로 망하게  한 것이다.

물론 이런일들이 반복되면서 사람들은 화폐의 가치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역사적인 경험으로 깨닫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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