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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란 칼자루를 선택한 MS의 위험한 도박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된 해인 2007년. 구글과 애플은 굳건한 동맹관계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과 구글에게 공동의 적이었다. 그러나 그 해 말,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위한 업체간 동맹인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를 결성했다.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연합군을 구성하여 새로운 모바일 OS 진영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애플에 대한 도전을 의미하기도 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들고 나온건 애플이 모바일 시장을 주도할 경우 모바일 OS 시장에서 애플에게 주도권을 뺏앗겨 주특기인 광고 비즈니스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불안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뿌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구글은 기본적으로 미디어 기업이다. 인터넷 광고가 주 수입원이다. 구글의 경쟁자인 MS나 애플은 구글과는 달리 광고로 많은 돈을 벌지 않는다. 그런만큼,  애플이나 MS가 모바일 시장을 점령한다면 구글은 생존 자체가 위협 받을 수도 있다. 아이폰이 많이 팔릴수록 구글은 내심 불안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애플이 iOS에서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이 아닌 다른 것으로 바꿔버리면 어떻게 될까?
구글의 공짜 안드로이드 전략은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었다.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서 구심점을 찾던 휴대폰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연합군에 속속 합류했고, 삼성을 중심으로 짧은 시간에 아이폰과 대등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소비자를 사로 잡았다. 안드로이드가 애플의 대항마로 자리를 굳혀가면서 MS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점 마이너로 몰리는 신세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MS가  노키아 휴대폰 사업부를 집어삼켰다.
MS 속내 역시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던 시절의 구글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모바일 산업의 주류에서 MS는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은 팬보이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고, 안드로이드는 최대 수혜자인 삼성을 중심으로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다른 제조사들도 MS의 윈도폰보다는 안드로이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MS는 노키아 인수를 선택했다. 애플처럼 윈도폰을 직접 제조하고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게 된 것이다. MS의 이런 선택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
전통적으로 MS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가 주 수익원이다. 애플은 하드웨어를 팔아 많은 돈을 번다. 구글의 경우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챙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MS의 노키아 인수는 다소 모험적이다.
MS가 하드웨어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소프트웨어 기업인 MS에게는 휴대폰 제조 역량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노키아 인수를 통해서 MS는 애플과 유사하게 직접 디자인한 하드웨어에 윈도폰 OS를 최적화하여 시장에 내 놓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MS가 과연 윈도폰을 애플과 같은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큼, 혁신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이다.
MS가 노키아를 통해서 윈도폰을 직접 제조한다면, 기존에 윈도폰을 만들던 삼성이나 HTC 등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윈도폰OS를 라이선싱하는 사업은 어떻게 유지할까 하는 점도 명확하지 않다.
물론 MS는 노키아 인수를 통해서 새로운 칼자루를 쥐게 된 것은 분명하다.  노키아가 MS의 레퍼런스 폰을 제조하는 역할 정도에 머물지 또는 애플식으로 새로운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만드는 비즈니스를 지향할지 또는 다른 방법으로 시장에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철저하게 MS의 선택에 달려있다.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윈도폰을 갖고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떻게 존재감을 키울 것인지도  MS가 고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모바일 산업 전쟁에서 MS가 노키아라는 칼자루를 쥐게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을 제대로 쓸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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