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꽂이에서 한 권의 책을 뽑아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을 꽂아두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한 앙드레 지드의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도 인문학 열풍이 불어 닥쳤다. 스티브잡스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당연히 인문학은 매우 중요하다.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중요한 걸가?
필자는 공대생이다. 학창시절 사실 인문학의 필요성을 그렇게 많이 느끼지 못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고, 밀려오는 전공 과목 리포트 하느라 다른 것에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런데 선배 중에 학교에서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철학과라고 기억하는데, 머리 끝에서부터 발 끝까지 온통 청색 차림이었다. 운동화는 말할 것도 없 고 속 내의도 청색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우리는 모두 그를 '청도사'라고 불렀는데 복장 뿐만 아니라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기인이었다. 그 선배 분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우리는 약간은 사이코 취급하였다.
인문학 이야기를 다시하면, 제품과 서비스에 인문학 적인 감성을 녹이기 위해서 인문학이 중요하다는 목소 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냐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개발자에게는 좀 더 근본적으로 인문학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우선, IT 업계에서 짧지 않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본 선배들과 동료들의 모습에서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 체로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었다.
첫째로는 자신의 일에 대한 전문성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프로그래머가 자신의 일에 대한 전문성과 자존심 이 없으면 시체 아닌가. 하지만 전문성의 또 다른 얼굴은 좁음이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다른 일 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두번째는 매우 꼼꼼하다. 앞뒤 다 재고 해야 한다. 프로그래밍 하다 보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따져서 에러 없이 프로그램이 돌아가야 하니 자연히 그럴 수 밖에 없기도 하겠다. 매우 논리적이면서도 꼼꼼하다. 조금 다르게 이야기한다면 소심하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 이런 우리의 선배들은 대부분 프로그래머를 하다가 40이 넘어가면서 관리자로 돌아서거나, 아니면 조그만 회사를 차려서 과거 인연으로 프로젝트의 갑을병정에서 병이나 정 역할을 하시기도 한다. 또는 개 발자의 끝 치킨집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이것이 나쁘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문제는 상당수의 IT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이런 전철을 밟고 비슷한 고민 가운데 사신다는 데 있다. 이런 현상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자신의 전문성을 계속 살리지 못하는 것과 또 새로운 일을 도전하기보다는 그 트랙 안에 같혀 있는 경우도 많은 것이 한 몫을 했다고 본다.
돌아가서 대학생 때 청도사의 기이한 행동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분명한 것은 그 선배는 우리가 아는 표준 인생 코스가 아닌 자신만의 방법대로 대학 생활을 보낸 것이다. 사실 삶의 표준은 누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내 삶은 내가 사는 것이다. 삶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다양한 인생의 선배들을 역사와 기록, 대화를 통해서 만나 보고 치열하게 답을 찾다 보면 꼭 남들이 말하는 대세라는 삶이 아니어도 생각도 못한 새로운 길이 보일 수 도 있다.
프로그램 실력이나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하지는 못한다.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말미암아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용기와 도전 정신이 새로운 모험을 하게 만든 다. 이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개발자들이 인문학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인문학을 통해서 인생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갖고, 새로운 내 안 에 있는 용기를 발견해야 한다. 이 번 주말에는 시간을 내어서 인문학 속에서 왜 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보면 어떨까?
'세상엔 재미있는 일이 참 많아요.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안다면 사는 재미가 반으로 줄어들 거예요. 안 그래 요? 그러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이유도 없겠죠?' - 루시드 몽고메리의 빨간머리 앤 중에서
Written by 최규헌(최감자)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한 앙드레 지드의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도 인문학 열풍이 불어 닥쳤다. 스티브잡스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당연히 인문학은 매우 중요하다.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중요한 걸가?
필자는 공대생이다. 학창시절 사실 인문학의 필요성을 그렇게 많이 느끼지 못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고, 밀려오는 전공 과목 리포트 하느라 다른 것에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런데 선배 중에 학교에서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철학과라고 기억하는데, 머리 끝에서부터 발 끝까지 온통 청색 차림이었다. 운동화는 말할 것도 없 고 속 내의도 청색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우리는 모두 그를 '청도사'라고 불렀는데 복장 뿐만 아니라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기인이었다. 그 선배 분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우리는 약간은 사이코 취급하였다.
인문학 이야기를 다시하면, 제품과 서비스에 인문학 적인 감성을 녹이기 위해서 인문학이 중요하다는 목소 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냐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개발자에게는 좀 더 근본적으로 인문학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우선, IT 업계에서 짧지 않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본 선배들과 동료들의 모습에서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 체로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었다.
첫째로는 자신의 일에 대한 전문성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프로그래머가 자신의 일에 대한 전문성과 자존심 이 없으면 시체 아닌가. 하지만 전문성의 또 다른 얼굴은 좁음이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 이외에는 다른 일 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두번째는 매우 꼼꼼하다. 앞뒤 다 재고 해야 한다. 프로그래밍 하다 보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따져서 에러 없이 프로그램이 돌아가야 하니 자연히 그럴 수 밖에 없기도 하겠다. 매우 논리적이면서도 꼼꼼하다. 조금 다르게 이야기한다면 소심하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 이런 우리의 선배들은 대부분 프로그래머를 하다가 40이 넘어가면서 관리자로 돌아서거나, 아니면 조그만 회사를 차려서 과거 인연으로 프로젝트의 갑을병정에서 병이나 정 역할을 하시기도 한다. 또는 개 발자의 끝 치킨집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이것이 나쁘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문제는 상당수의 IT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이런 전철을 밟고 비슷한 고민 가운데 사신다는 데 있다. 이런 현상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자신의 전문성을 계속 살리지 못하는 것과 또 새로운 일을 도전하기보다는 그 트랙 안에 같혀 있는 경우도 많은 것이 한 몫을 했다고 본다.
돌아가서 대학생 때 청도사의 기이한 행동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분명한 것은 그 선배는 우리가 아는 표준 인생 코스가 아닌 자신만의 방법대로 대학 생활을 보낸 것이다. 사실 삶의 표준은 누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내 삶은 내가 사는 것이다. 삶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다양한 인생의 선배들을 역사와 기록, 대화를 통해서 만나 보고 치열하게 답을 찾다 보면 꼭 남들이 말하는 대세라는 삶이 아니어도 생각도 못한 새로운 길이 보일 수 도 있다.
프로그램 실력이나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하지는 못한다.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말미암아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용기와 도전 정신이 새로운 모험을 하게 만든 다. 이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개발자들이 인문학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인문학을 통해서 인생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갖고, 새로운 내 안 에 있는 용기를 발견해야 한다. 이 번 주말에는 시간을 내어서 인문학 속에서 왜 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보면 어떨까?
'세상엔 재미있는 일이 참 많아요.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안다면 사는 재미가 반으로 줄어들 거예요. 안 그래 요? 그러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이유도 없겠죠?' - 루시드 몽고메리의 빨간머리 앤 중에서
Written by 최규헌(최감자)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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